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10℃

  • 인천 10℃

  • 백령 8℃

  • 춘천 7℃

  • 강릉 13℃

  • 청주 13℃

  • 수원 10℃

  • 안동 15℃

  • 울릉도 13℃

  • 독도 13℃

  • 대전 13℃

  • 전주 14℃

  • 광주 14℃

  • 목포 14℃

  • 여수 15℃

  • 대구 19℃

  • 울산 19℃

  • 창원 17℃

  • 부산 17℃

  • 제주 14℃

지주사 출범 앞둔 조양호, 세 자녀에 KAL 주식 증여···왜?

지주사 출범 앞둔 조양호, 세 자녀에 KAL 주식 증여···왜?

등록 2013.05.14 16:24

수정 2013.05.15 07:31

정백현

  기자

지주사 출범 앞둔 조양호, 세 자녀에 KAL 주식 증여···왜? 기사의 사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오는 8월 1일 지주회사 ‘한진칼’ 출범을 앞두고 창업 3세대인 자녀 3명에게 대한항공 주식을 대거 증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0일 자신이 보유하던 대한항공의 보통주 211만2000주(10일 종가 기준 총액 759억2640만원 상당)를 3분의 1(각 70만4000주, 253억원 상당)씩 나눠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에게 증여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갑작스럽게 자녀들에게 대량의 주식을 증여한 이유를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다.

그 중 창업 3세대 자녀들의 지분율을 높여 이들이 원활하게 경영권을 승계 받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조 회장이 주식을 증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증여 이후 조 회장의 주식 수는 492만5556주로 줄었고 지분율은 6.7%로 줄었다. 반면 1인당 0.5%에도 못 미치던 세 자녀의 지분율은 모두 1인당 1.0% 이상으로 넘어섰다.

조 회장의 세 자녀가 향후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수월하게 장악하기 위해서는 인적분할 방식으로 출범할 ‘한진칼’의 지분을 무조건 많이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할 전 대한항공의 지분을 많이 가져야 자동적으로 한진칼의 지분도 늘어날 수 있다.

기존 0.1% 안팎의 지분 보유 상태로는 안정적인 경영권 장악이 어렵다. 그러나 이번 증여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최소한의 기반은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지주사 출범 앞둔 조양호, 세 자녀에 KAL 주식 증여···왜? 기사의 사진

회사 분할 이후의 상황을 볼 때도 그렇다. 오너 일가의 한진칼 보유 지분을 더 높이고 한진그룹의 순환출자를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오너 일가의 지분이 더 많은 ‘순환출자 머리 기업’ 정석기업과 한진칼의 합병이 더 유력하다.

조 회장과 자녀 3명의 정석기업 지분 총합은 31%다. 조 회장의 어머니, 누나, 매형 등의 지분까지 합한 친족 전체의 지분은 41.1%다. 정석기업이 한진칼과 합병될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 영향력은 자동적으로 더 늘어난다.

때문에 실질적인 분할 작업 이전에 세 자녀가 보유한 대한항공의 지분을 늘려 오너 향후 영향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주식이 증여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여세를 덜 내기 위해 현 시점에서 주식을 증여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증여세는 증여 당시의 주가 평가금액을 기준으로 징수된다. 주가가 낮을 때 증여를 하면 주가가 높을 때 증여하는 것보다 세금을 덜 낼 수 있다.

대한항공의 최근 주가(13일 종가 기준 3만5500원)는 최근 3년 중 가장 낮다. 이 점을 감안하면 조 회장이 증여세 징수 원칙의 허점을 교묘하게 활용한 셈이 된다.

재계와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순환출자 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를 출범시키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는 선택이 될 수 있겠지만 증여세 문제와 관련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대한항공의 실적이 여전히 적자 지속 상태에 있음에도 자녀들의 경영 세습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