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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후계자 자리 여전히 저울질?

이건희 회장, 후계자 자리 여전히 저울질?

등록 2013.05.06 18:02

수정 2013.05.07 09:43

강길홍

  기자

방미 길에 '이부진-이서현'두 딸 대동···이재용 부회장만 따로 출국해

편집자주
이미지사용안함

이건희 회장, 후계자 자리 여전히 저울질? 기사의 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품에 안긴 것으로 보였던 삼성그룹의 후계자 자리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4일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을 대동하면서다. ‘이부진-이서현’은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회장이 두 딸과 동행한 데 대해 재계 일각에선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회장이 두 딸과 함께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은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12’ 이후 처음일 정도로 드문 일이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전용기를 타고 출국한 가족들을 공항에서 환송하고 되돌아갔다. 이 부회장은 6일 오전 혼자 민항기를 타고 따로 출국해 뒤늦게 이 회장 일행과 합류할 예정이다.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이 후계자로 지목되는 아들을 제쳐두고 딸들만 챙기면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 후계자와 관련해 삼남매의 경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로도 풀이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연말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실상 삼성의 경영권 후계자 자리를 결정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회장 승진 이후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아버지를 대신해 그룹 경영을 전면에서 이끌었고 최근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글로벌 리더들과 잇달아 만나며 삼성의 얼굴 역할도 맡았다.

이 회장의 장남이자 외아들인 이 부회장은 올해 45세로 아버지가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았던 나이와 같은 나이라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경영권은 장자의 몫이 아니었다. 이 회장은 두 형을 제치고 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됐다. 이 회장은 아직까지도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마땅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이건희 회장은 지난 ‘CES 2012’에서 이 부회장에 대해 “더 공부해야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노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의 동생들인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도 언제나 차기 총수의 후보자로 거론돼 왔다. 이부진 사장은 ‘리틀 이부진’으로 불릴 정도로 이 회장의 각별한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지난 2011년 여성 임원과의 오찬 자리에서 “여성도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라야 한다”고 말한 것도 두 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삼성家의 자산승계 작업이 더디다는 점도 후계자를 섣불리 예상할 수 없게 만든다. 경영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20대 그룹 가운데 자산승계율이 가장 낮아 경영권 승계 준비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산승계율은 현재 경영주인 부모가 갖고 있는 자산 가치 대비 2세들의 자산 가치를 대입한 비율이다. 삼성의 경우 이 회장 부부의 재산 평가액은 13조9880여억원인 데 비해 3남매의 재산은 2조6260여억원으로 자산 승계율은 18.7%에 머물렀다.

현대차그룹의 자산승계율이 50%에 달하고 롯데·두산·KCC·동부 등이 100%를 넘어서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이는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이병철 회장이 창업한 삼성그룹이 삼성·CJ·신세계·한솔 등으로 분리됐듯이 이건희 회장도 세 자녀에게 그룹을 분리해 나눠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 일행과 이재용 부회장이 각각 다른 업무로 미국을 갔기 때문에 방문 일정에 차이가 생긴 것”이라며 “이를 경영권 승계와 연관 짓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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