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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폭탄 전방위 공습···한국경제 수렁 속으로

엔저폭탄 전방위 공습···한국경제 수렁 속으로

등록 2013.05.06 10:27

수정 2013.05.06 13:48

최재영

  기자

장기화땐 주력산업 겹치는 우리나라 최대 피해국
美 사실상 용인···수출 치명타 금융위기까지 우려

일본의 ‘엔저’가 한국경제에 직격탄을 쐈다. 핵미사일에 버금가는 ‘엔저 폭탄’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피해가 크지 않았던 전기전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회의 결과 아시아지역 경제관료들은 충격을 받았다. 일본의 무제한 양적완환 성토장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일본의 ‘양적완화’가 내수를 위한 정책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일본은 미국의 지지를 얻으면서 ‘엔저’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작년 10월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엔저’를 급격하게 진행한 결과 원화가치는 5개월 만에 20% 이상 절상됐다. 한국 수출기업은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주가도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수출 실적이 호전되고 주가가 급등하는 등 한국과 전혀 딴판 이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일본의 ‘엔저 현상’에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낸 ‘엔고 엔저 파장과 대책’이란 보고서를 통해 “1990년대 중반이나 2000년대 중반에 비해 환율수준(엔화)은 높지만 하락속도가 매우 가파르고 국내에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원화 상승과 엔저가 맞물리면서 과거에 비해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 연구원은 앞으로 거시경제에 타격을 주고 기계, 자동차, 전기전자 등 수출 효자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 100엔 환율과 원·달러 환율 1000원으로 하락한다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8% 포인트 하락하고 경상수지도 125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성장이 둔화되면서 소비감소 효과가 나타나 민간소비증가율은 0.6% 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별로는 2분기부터 환율변동 시차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기계는 7.5% 포인트, 자동차는 6.4%포인트, 전기전자는 3.8%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심각한 것은 엔저 현상으로 ‘금융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온 점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경제학회와 금융연구원이 주최하는 금융대토론회에 ‘대내외 경제상황과 통화 재정환율 거시경제정책 방향’ 발표에서 “한국 경제가 조로현상(早老現象)과 일본의 엔저정책 때문에 큰 타격에 직면했다”며 “확정적인 통화정책과 재정, 환율 정책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엔화약세는 수출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면서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금융위기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는 것이 오 교수의 설명이다.
오 교수는 실제 1997년 외환위기에 앞서 1995년 4월에서 1997년 2월까지 23개월 동안 원·엔 환율이 100엔당 900원에서 700원대까지 떨어졌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위험성을 자주 제기하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달 26일 “엔저 현상은 국내 전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사안으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근 시중은행장과 금융협의회에서도 “엔저현상이 전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지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지만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은 위험하다는 견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엔저 현상’이 심각하다면서도 시장 개입은 아직이라는 반응이다. 지난달 30일 ‘국회 경제정책포럼’에 참석해 “환율시장 개입은 득보다 실이 휠씬 크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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