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와의 전쟁을 거론하면서까지 주가에 신경을 쓴 것도, 주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계열사인 셀트리온GSC(서 회장 지분 68%)는 금융기관이 아닌 2개사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네 차례 걸쳐 557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과정에서 셀트리온GSC가 보유한 셀트리온 주식 981만주 중 218만주가 대출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됐다.
셀트리온GSC가 비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지급하기로 한 이자는 연 7% 수준이다. 셀트리온 측이 다른 금융기관에서 받았던 주식담보대출 조건 중에서 연이율이10%가 넘는 것도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문제는 비금융회사가 셀트리온 소액주주의 회사라는 점이다.
셀트리온GSC에게 돈을 꿔 준 두 곳은 모두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는 회사로, 이들 회사의 대표이사는 셀트리온 소액주주동호회 회장인 이모씨다. 소액주주가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현금을 융통해준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씨는 "셀트리온 쪽에서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빌려 준 것"이라며 "셀트리온의 향후 전망을 좋게 보고 있기 때문에 지원 차원에서 대출해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시선은 다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유가 어찌 됐든 주주 돈을 가져다 사용한 만큼 주주 눈치를 안 볼 수 없었을 것"이라며 "주가가 올라야 차익실현이 가능한 주주를 채권자로 두고 있다는 것은 경영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날 셀트리온의 주가는 전일대비 14.60%(6300원) 급락한 3만6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 회장이 매각을 번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장중 고점인 4만5800원까지 올랐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매물이 쏟아지며 급락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
뉴스웨이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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