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경 기자
등록 :
2013-04-14 17:46

수정 :
2013-04-15 10:37

강만수 이어 이팔성마저…MB ‘4대천왕’ 수난시대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 거취에도 영향 줄 듯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4일 결국 사의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강만수 KDB산은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마저 이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명박 정부시절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린 인사들의 ‘도미노 사퇴’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조기 퇴진 압박에 끝내 굴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전(前)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 회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이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동문으로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나와 대표적인 MB맨으로 분류됐다. 이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이 회장의 자진사퇴로 총자산 411조원, 계열사만 13개에 이르는 초대형 금융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민영화’란 이슈가 있어 차기 회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내 구체적인 민영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매각 방식에 상관없이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인 터라 민영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이 사퇴함에 따라 우리금융의 민영화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 위원장은 지난 4일 우리금융 민영화 방식을 오는 6월 말까지는 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이 투입되면서 예금보험공사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우리금융은 지난 2010년부터 세 차례 민영화를 시도됐으나 전부 실패했다.

민영화 추진과정도 순탄치 않았는데 정부는 우리금융의 독립 민영화를 원하지 않아 산은지주와의 합병을 추진했으나 노조 반발 등 부정적인 여론에 밀려 무산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현 정부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생각을 함께 하는 전문가가 회장직을 맡아야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 민영화 문제를 우리금융 회장과 논의해야 하는데 후임 회장 선출까지 최소 45일 가량 걸리는 까닭에 이 회장의 조기 퇴진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복지재원 마련 차원에서 우리금융 매각이 적극 추진되는 분위기가 마련되고 있지만, 시장 여건이 여의치 않아 매각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 다른 MB맨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도 오는 7월 12일 임기가 만료돼 KB금융과 우리금융이라는 국내 양대 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대한 금융권의 이목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팔성 회장은 금융당국의 연이은 사퇴 압박에도 그동안 우리금융의 민영화는 마무리 짓고 떠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하지만 이 회장은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조기 퇴진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받고 거취 문제를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윤 위원장은 “민영화에 대한 의지와 철학을 같이할 수 있는 분이 우리금융을 맡아야 한다”며 “알아서 잘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해 사실상 이 회장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우리금융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상의해야겠지만 최대한 빨리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기회장 어떻게 뽑나 = 우리금융은 이번 주 임시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와 외부전문가 등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고 회장 공모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우리금융 회추위는 이사회 운영위원회가 선임하는 사외이사 3명, 주주대표 또는 주주대표가 추천하는 위원 1명, 이사회가 선임하는 외부 전문가 3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이후 후보자를 물색하고 검증 작업을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사회의 승인이 이뤄진 뒤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회추위에서 차기 회장이 결정되고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취임식이 마무리될 때까지 일반적으로 45~60일 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빠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순경 차기 회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회장은 차기 회장이 내정되기 전까지 업무를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는 이순우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전광우 전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김경동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인사 스타일상 전혀 뜻밖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정부가 지분 57%를 가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지주 차기회장직을 놓고 내부와 외부 인사들이 물밑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 주요경력
▲1967년 한일은행 입행 ▲한빛증권 대표, 우리투자증권 대표 역임 ▲2008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2011년 연임 성공

박일경 기자 i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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