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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함정' 빠진 은행들 "충성도 높은 新고객 잡아라"

저금리 '함정' 빠진 은행들 "충성도 높은 新고객 잡아라"

등록 2013.02.06 15:00

수정 2013.02.06 15:55

최재영

  기자

고객 이탈 우려 속 미래고객 확보 위해 어린이·대학생·군인 등 대상 상품 출시

시중은행들이 고객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동안 직장인이 최대 고객이었다면 이제는 기업, 학생 등 범위를 확대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들이 전사적으로 직장인 월급통장 유치로 고객을 늘렸다면 이제는 어린이, 군인 등 '충성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

은행들은 최근 저성장 저금리 기조에 이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등으로 고객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서민들의 대표적인 목돈마련 상품인 비과세들이 사라지고 금융소득종과세 금액이 낮춰지면서부터다.

다행이 현재까지 방카슈랑스와 즉시연금 등으로 고객 이탈 현상은 어느 정도 막았지만 앞으로 은행 이탈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관계자는 "기존에는 은행간의 경쟁이나 충성도가 다소 높은 편이었지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단 1% 금리 차이에 갈아타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방송인 안혜경씨가 일일 은행원으로 나서 고객들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하나은행방송인 안혜경씨가 일일 은행원으로 나서 고객들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하나은행


◇상품 발매보다 신고객 유치가 우선
은행권은 최근 신상품 출시는 대부분 중소기업과 서민지원에 맞춰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의 신상품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은 17건에 불과했다. 이는 전월(24건)과 비교하면 절반가까이 줄었다. 올해 등록된 상품도 중기와 서민용 대출이다.

은행들이 상품을 줄이고 중소기업과 서민지원에 나선 것은 정부 기조뿐만 아니라 역마진 때문이다.

한 은행 여신담당자는 "현재 예금을 많이 받아봐야 대출 운용이 마땅하지 않고 오히려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어 신상품을 개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차라리 상품을 세분화 시켜 특성에 맞는 고객을 유치해 미래고객으로 만들겠다는 포석이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규제도 한몫했다. 저축은행 사태 이후 금융감독원은 상품에 대한 수신내용은 물론 금리, 혜택까지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어 새로운 상품을 만들기 보다는 기존 상품을 특화시켜 고객을 유치하는 방향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다.

아이들에게 '뽀통령'이라고 불리는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한 'KB 주니어 스타 통장 적금' ⓒKB국민은행아이들에게 '뽀통령'이라고 불리는 뽀로로 캐릭터를 이용한 'KB 주니어 스타 통장 적금' ⓒKB국민은행


◇어린이 잠재 고객 잡아라
그동안 은행들은 어린이를 위한 예금과 적금 상품은 그. 다만 올해 이 상품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새로운 탈바꿈해 내놓은 사례가 적지 않다.

현재 시중은행의 대표적인 어린이 통장은 'KB주니어 스타적금'(KB국민은행), '하나 꿈나무 적금'(하나은행), '우리토마스 적금'(우리은행), '신한 키즈플러스 적금'(신한은행), '후토스 어린이 통장'(NH농협은행), 등이다.

그동안 어린이 통장 상품은 단순한 예금 수준이었지만 최근 높은 금리를 제시해 목돈 만들기를 가능하게 했다. 특히 은행별로 어린이 금융교육이라는 부가서비스를 부쳐 저축습관은 물론 소비습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어 인기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부터 어린이를 대상으로 'KB스타 경제 금융교실'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어린이 경제뮤지컬 '재크와 요술지갑'을 초등학교를 통해 개최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들 어린이들이 앞으로 잠재고객으로 보고 상품에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어린이는 자연스럽게 충성적인 고객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고 향후 어른이 됐을 때도 이같은 충성도는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IBK의 나라지킴이 체크카드. ⓒIBK기업은행군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IBK의 나라지킴이 체크카드. ⓒIBK기업은행


◇군인들을 우리 은행으로 모셔라
은행에서는 '변방'으로 통했던 군인들도 신고객으로 분류되고 있다. 군인을 대상으로 한 고객은 직업군인이나 장교급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은행들은 앞다퉈 일반 사병들을 대상으로 한'군인 적금'을 출시해 군인들의 '군심'(軍心)잡기에 한창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군 복무병사들을 위한 ''신(新)나라사랑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일반 사병뿐만 아니라 의무경찰, 의무소방원, 교정시설 경비교도, 산업기능요원들도 저축할 수 있도록 했다. 월 최대 10만까지 저축할 수 있는 적금으로 연 5.5%의 금리를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일반 사병과 간부용 두 가지로 나눈 상품을 출시했다. 일반 사병은 현역병과 산근예비역 훈련병을 포함해 군 복무기간 동안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만기일을 지정하도록 했다.

IBK기업은행은 '나라지킴이'체크카드'를 통해 군심을 움직이고 있다. 일반 사병들도 체크카드를 많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이 상품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나라지킴이 체크카드는 군 복무 중 외출이나 외박, 휴가 등 부대 밖에서 일어나는 상해사고를 보상해주는 보험서비스를 무료로 가입해주고 영화나 외식 등도 할인해 주는 상품이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중소기업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우리은행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중소기업을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우리은행


◇중소기업을 최고의 고객으로
시중은행들은 그동안 중소기업은 대출을 위한 고객이었다면 이제는 신고객으로 분류할 정도로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과거와 다른 시선을 보는 이유는 정부의 기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상황이 맞아 떨어졌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둔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영업이익률은 매우 작았다. 최근 대기업에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은 최근 정부의 '상생'발언 이후 납품단가가 올라가면서 영업이익률도 좋아졌고 이후 은행 예금율도 올랐다는 후문이다.

또 은행들이 최근 은행장을 필두로 앞다퉈 현장을 방문하고 대출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일 수 있는 좋은 무대이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한 은행 덕분으로 중소기업이 살아나고 크게 발전한다면 은행으로서는 그만큼 좋은 홍보효과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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