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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철 기자
등록 :
2013-01-31 17:20

수정 :
2013-02-01 16:01

"난 아무것도 몰랐다" 최태원 회장 눈물의 항변 왜?

SK측 망연자실 "사고치는 사람 따로, 책임지는 사람 따로, 수긍못할 판결"

"이 일 자체를 모른다.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이것 하나'"(최태원 SK(주)회장)

"사고는 (최재원)동생이 치고, 책임은 (최태원)형이 지는 뒤바뀐 판결"(SK측 핵심 관계자)

31일 서울중앙지법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주)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 법정 구속한 하자 SK측은 망연자실해 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 회장의 실형 판결과 달리 1900억 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된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부회장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 이라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자 더욱 침통해 하고 있다.

최 회장 재판에서의 최대 쟁점은 계열사가 출자한 펀드자금을 선물·옵션 투자금으로 사용하는 데 최 회장이 얼마나 개입했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지난 2008년 SK그룹 계열사 18곳이 창업투자사인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중 SK텔레콤과 SK C&C가 명목상 투자한 497억원을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은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하게 하는 방식으로 회삿돈을 빼돌렸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최 회장은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며 반박을 거듭해왔다. 변호인측은 "동생인 최 부회장이 베넥스에 투자된 돈 가운데 일부를 한 달 정도 일시적으로 빌려 사용하긴 했지만 모두 반환됐고 계열사에 아무 피해도 입히지 않았다"며 최 회장의 무관함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 "최 회장은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SK그룹의 총수로서 기업 경영 합리성과 투명성에 더 앞장서야 하지만, 오히려 수백억원대의 계열사 자금을 횡령했고, 사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주지 않고 공동 피고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검찰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다만 그룹 임원들의 성과급을 실제 지급액보다 많은 것처럼 꾸며 비자금 139억여원을 조성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최 회장은 이날 실형 선고 직후 "제가 무엇을 제대로 증명 못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정말 이 일을 하지 않았다", "2010년에서야 사건 자체를 알았다. 이 일 자체를 잘 모른다. 말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이것 하나"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법원 판결 직전까지도 SK측은 "설마 실형까지 선고되겠느냐"는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다. 검찰이 최 회장에 징역 4년을 구형했을 때도 SK그룹 측은 무죄를 확신하며 내심 집행유예를 기대하기도 했다.

특히 SK내부는 최 부회장의 무죄 선고에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최 부회장의 주도로 이뤄진 이번 사건에 형인 최 회장이 모든 걸 뒤집어썼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SK 핵심 관계자는 "(회사)내부적으론 (최재원)부회장이 벌인 일이고 (최태원)회장은 나중에 알게 된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판결은 되려 거꾸로 된 것이다. 사고는 동생이 치고, 책임은 형이 지고 있는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일단 SK측은 최 회장의 무죄 입증을 위해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SK측은 이날 그룹 공식입장을 통해 "무죄입증을 위해 성심껏 소명했으나 인정되지 않아 안타깝다"며 "판결문을 송달 받는대로 판결 취지를 검토한 뒤 변호인 등과 협의해 항소 등 법적절차를 밟아 무죄를 입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철 기자 tama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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