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기자
임현빈 기자
등록 :
2013-01-14 15:26

수정 :
2013-01-17 16:10

은행들, 새정부 '눈치' 앞에선 중기지원 뒤론 대출심사 강화

자금난 빠진 중기에 수조원 자금 공급 의사 발표
우리은행, 조선·건설·부동산 등 위험업종 대출 축소
하나은행, 성장 어두운 업종 대출 축소…선별작업 착수
신한은행, 자산포트폴리오 조정위한 세부방안 마련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강조하는 박근혜 당선인을 의식해 최근 앞다퉈 중소기업 지원책을 내놓던 은행권이 뒤로는 리스크관리 강화를 내세우며 기업대출 연체율 관리에 들어가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이 위험업종 대출을 제한하기 위해 매우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우리은행은 조선과 건설, 부동산 산업에 대해서 여신 심사기준을 강화해 대출 비중을 줄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로 휴대전화와 자동차 등 소위 잘나가는 업종은 여신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잡았다.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이 나빠질 우려가 있는 섬유업, 경공업 등 수출업종에 있는 중소기업은 대출받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지원 등은 뒷전인채 오로지 돈만 되는 곳에 대출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신한은행도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해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최근 학력차별 대출에 이어 지점장 횡령사건 등 잇따라 악재가 터진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빈축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성장이 어려운 기업에 대해 대출을 줄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환은행은 기업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선해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은행들 일찌감치 대출 심사 강화…관리작업 돌입

몇몇 은행들은 현재 리스크강화 작업에 들어갔지만 실제는 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이 589조원으로 지난해 11월 말보다 11조8000억원 줄었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달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은 446조8000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7000억원 줄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이미 은행으로부터 추가 대출을 거부를 받은 상황이다"며 "현재 다른 은행 대출을 알아보기 위해 재무담당자가 뛰어다니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이 이달 조사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전망치)는 -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보다 4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대출태도지수가 낮을수록 은행들의 대출의지도 소극적이다.

이때문에 올 1분기 금융기관들이 기업과 가계 대출에 대해 담보요구 조건, 대출한도, 연장·재취급 조건, 만기 조건 등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 은행관계자는 "은행권은 일찌감치 대출 심사를 강화했고 현재 리스크가 높은 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여신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비난 봇물

은행의 이같은 이중적인 행동이 알려지면서 중소기업중앙회는 물론 시민단체들은 은행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중소기업 단체인 중소기업 중앙회는 "돈많은 고객만 찾아서 받겠다" 의미라며 은행의 이중적인 행동에 대해 질타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겠다면서 다른 쪽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심사를 엄격히하겠다는 건 대기업에만 투자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실제 신용 등급별 기업마다 어느 정도의 지원이 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은행이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마찬가지다. "돈 되는 기업만 골라서 찾겠다는 식이냐"며 비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강형구 금융국장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에 지원을 않겠다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며 "은행이 안정성보다는 기술을 평가해 적절한 지원을 꾸준히 해 줘야한다"고 지적했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임현빈 기자 bbee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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